김의호 선생님의 음악이야기 - 미사 크리올라 <키리에>
미사는 전통적으로 라틴어를 사용했습니다. 당연히 미사곡의 가사도 라틴어였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라틴어를 모릅니다. 그러니 라틴어로 된 미사곡은 보컬리즈 (무언가) 나 다름없었습니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자국어로 된 미사를 허용하였습니다. 당연히 미사곡도 보컬리즈가 아닌 의미가 분명한 노래가 되었습니다.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도 서구의 미사곡에 못지않은 미사곡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리엘 라미레즈의 '미사 크리올라'입니다. '크리올라'는 남미에 사는 스페인 후예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사 크리올라'의 텍스트는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한 스페인 옛 왕조의 언어인 카스티야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미사 크리올라'에는 기타와 기타를 개조한 차랑고의 연주가 인상적입니다. 라미레즈는 작곡가이면서 기타연주자였기 때문입니다. 서구 열강은 선교사를 앞세워 남미대륙을 침략해 왔지만 원주민인 인디오들은 그들의 종교도 문화도 다 수용했습니다. 스페인 참략자들은 인디오의 전통악기를 악마의 것으로 규정하고 불태우고 악기제작자를 죽였지만 이들 전통악기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보존되어 왔습니다. 오히려 인디오들은 스페인으로부터 온 서구음악을 자신들의 음악 속에 용해시키고, 서구의 악기를 개량하여 안데스의 정서를 불러 넣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5현으로 된 차랑고입니다. 이 미사곡은 전통미사 형식에 사용은 안데스민속음악을 담았습니다.
악기 편성도 서구의 대표적 악기인 피아노(오르간)와 안데스 전통악기들을 사용합니다. '미사 크리올라'는 5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5곡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음악적으로 빼어납니다. 그중에 백미는 첫 곡 '키리에'가 아닌가 합니다. 안데스 전통북소리로 시작되는 '키리에'는 안데스의 대자연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눌려왔던 인디오들의 신음이 느껴집니다. 신음은 곧 곡조 있는 기도로 바뀝니다. 백인들의 하나님이 아닌 인디오들의 하나님을 향한..
스페인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부르는 '키리에'는 그의 미성에 듣는 이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듭니다.
- 부산진교회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자 김의호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