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11
2011.11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11월11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Nov 11, 2011

 

 

< 헬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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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 목사님 지난 주에는 헬프 초반부를 이야기 했잖아요. 주인공 스키터와 에이블린, 미니 등이 만나서 펼쳐가는 이야기는 오늘 해 주시기로 했는데, 자, 그럼 후반부 이야기를 해 볼까요?

 

 

김양현 : 우선 스키터에 대하여 이야기 볼께요. 스키터는 부유한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랐어요. 물론 흑인 가정부와 정원사들이 몇 명 있죠. 스키터의 어머니는 굉장한 미모를 가졌는데, 일종의 미스 미시시피 같은 거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신의 미모를 가꾸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죠. 그 말은 스키터의 양육에는 큰 관심이 없었단 뜻이에요. 게다가 스키터는 어머니를 닮지 않고 아버지의 외모를 많이 닮았어요.

 

 

김정현 : 딸은 주로 아빠를 많이 닮잖아요.

 

 

김양현 : 그러니까요. 아. 이 부분에서 조금 제가 신경 쓰여요. 왜냐면 제 딸아이가 저를 너무 많이 닮았거든요. 어디를 가도 제 딸이라는 것을 다 알 수 있어요. 걱정이 조금 됩니다. 다행인 것은 커 가면서 엄마 얼굴이 조금씩 나와요. 어쨌든 스키터는 자연스럽게 유모 밑에서 자랐는데, 콘스탄틴이에요. 청소년기에 외모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유모였던 콘스탄틴이 언제나 위로해주었죠.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내가 보기에 아가씨는 충분히 예뻐요. 그리고 똑똑하구요. 아가씨는 존귀한 사람이랍니다.” 흑인 유모 콘스탄틴은 때론 친구처럼, 대론 엄마처럼 늘 스키터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준 거죠.

 

 

김정현 : 따지고보면 실제 어머니보다 유모인 콘스탄틴이 스키터에겐 실제적 어머니와 다름 없네요. 콘스탄틴이 스키터를 키운 것이네요.

 

 

김양현 : 잘 보셨어요. 사실 상 엄마는 콘스탄틴이에요. 동일 선상에서 에이블린 이야기를 조금 하면요. 스키터에게 살림을 가르쳐 준 유모 말에요. 에이블린은 팰런가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팰런 부인은 살림이나 육아엔 전혀 문외한 인데다, 관심도 없어요. 에이블린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와 보면 집안은 엉망이고 무엇보다 아기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아서 엉덩이가 짓무른 채로 있단 말이죠. 그리고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아주지도 않고 돌보지 않으니까 아이가 퇴행을 보인단 말이에요. 콘스탄틴은 아기에게 늘 말해 줍니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존귀한 사람이다.”

 

 

김정현 : 60년대 미국 이야기 중 일부이지만 듣고 보니 요즘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소위 워킹 맘들, 일하는 여성들의 삶 같기도 해요. 직업을 가진 여성들 , 그 중에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피곤하고 힘드니까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주로 아이들을 베이비시터나 어른들이 키우잖아요.

 

 

김양현 : 그렇죠. 제 동생들도 보면 사실상 아이를 제 어머니가 키웠어요. 여동생도 그렇고, 남동생, 그러니까 제수씨도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까 낮에는 할머니가 키웠죠.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이 생기냐 하면, 아기들이 태어나서 가장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엄마의 필요를 느낄 때 할머니 밑에서 크니까 할머니를 엄마로 알아요. 여동생 아이가 3살이 되었을 때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으니 제 어머니가 내려오셨는데 아직도 조카는 할머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 지 몰라요. 자 그럼 스키터 이야기로 다시 가 보죠. 스키터를 누가 키웠다구요? 그렇죠. 콘스탄틴이라는 유모가 키웠어요. 그러니까 스키터는 친엄마보다 흑인유모인 콘스탄틴이 정서적으로 더 가깝고, 자연스레 콘스탄틴에 대한 연민, 애정이 깊죠. 그럼 어떤 현상이 생기냐 하면, 일반적으로 흑인에 대한 백인의 편견, 냉대, 멸시 같은 게 없죠. 왜냐면 자신을 키워준 콘스탄틴은 따뜻하고 사랑이 많고 헌신적인 인물이니깐요.

 

 

김정현 : 정말 중요한 내용이에요. 스키터는 비록 백인이지만 흑인 유모 밑에서 자랐고 그러다보니 흑인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크다는 말이네요.

 

 

김양현 :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나 현상을 쉽게 평가하는 면이 있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뭐든지 일반화 되고 집단적이 되면 쉽게 평가해요. 국회의원들은 다 거짓말쟁이다 - 이게 옳을까요? 아니죠. 국회의원 중에 훌륭하신 분들 많아요. 그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개인적으로 경험을 해 봐야 해요. 가까이 가 보면, 개인적으로 겪어 보면 좋은 분들이란 걸 알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늘 국회에서 싸우는 장면만 보니까 다 나쁜 인간들이라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국회의원들이 지역구로 내려와서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자꾸 만나야 해요. 스키터는 흑인 유모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있기 때문에 흑인 전체에 대한 연민이 강했던 거죠.

 

 

김정현 : 그렇군요. 그래서 스키터가 에이블린이나 미니 등을 가까이 하며 그들의 삶을 책으로 쓸 생각을 한 것이군요.

 

 

김양현 : 스키터가 에이블린의 집에 가서 그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할 때 참 인상적인 장면이 나와요. 에이블린이 노트를 한 권 꺼내더니 하는 말이 “난 힘들고 어려울 때 나의 이야기를 이 노트에 적었어요. 그래서 이것을 읽어 줄테니 그걸 받아 적으면 될 거에요. 난 자주 기도도 노트에 적어요.” 그래요. 에이블린은 자신의 힘든 상황, 삶의 고뇌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감정이나 현실을 치유해 나간 것이죠. 이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에요. 자신의 상황, 감정을 글로 적을 때 우리는 정서적 치유를 경험하게 되죠.

 

 

김정현 :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일기 쓰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안네의 일기를 봐도 알 수 있죠. 안네가 너무 힘들고 어려운 다락방 생활을 해 나가면서 일기쓰기를 통해 이겨냈다는 말을 들었어요.

 

 

김양현 : 줄리아 카메룬이 쓴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이 있어요. 그녀가 제안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 상황, 화, 무엇이든지 노트에 적어 보라는 거에요. 이것을 그녀는 모닝 페이지라 했는데, 형식이나 문법, 구성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의식의 흐름을따라 그냥 무조건 적으라는 거죠. 적다보면 감정의 순화 작용도 일어나고 자신의 상황이 정리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면에 갇혀 있던 창의성이 튀어져 나오는 거에요. 에이블린은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고, 스키터 역시 그들의 이야기를 적고 기록함으로 세상에 알렸고, 흑인 유모들이 백인들에게 얼마나 무시당하고, 인권이 유린 당하는 지 알려지게 된 것이니까요. 결국은 세상을 바꾼 일을 한 거에요. 그러니 무엇이든 적으세요. 적다 보면 내면에서 굉장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할 겁니다. 형식은 아무거나 좋아요. 일기도 좋고, 기도를 적어도 좋구요, 육아일기도 좋고, 묵상일기도 좋죠.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는 사람들은, 김기현 목사님이 쓰신 [글쓰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을 사서 보시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얻으실 수 있어요.

 

 

김정현 : 저도 당장 시작해야 겠어요. 이렇게 스키터와 에이블린, 미니 등이 그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서로 공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건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백인 부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을 알면 그냥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아요.

 

 

김양현 : 물론 쉽지 않은 일이죠. 무엇보다 백인 여성들은 스키터에 대해 못마땅 해요. 같은 백인인데 뭘 그리 유별나게 구냐는 거죠. 흑인은 흑인으로, 그냥 가정부로, 혹은 시녀로 여기면 되는 것을, 뭘 인간적 공감이 어떻고 하니 못마땅한 거죠. 에이블린이나 미니가 겪는 어려움 못지 않게 스키터가 겪고 이겨내야 하는 편견과의 싸움도 만만치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힘은 바로 공감과 소통, 그리고 약한 자들간의 연대임을 알 수 있어요. 쉽게 말해서 사회적 약자들이 편견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법은 뭉치는 거죠. 연대하는 거에요. 에이블린이나 미니는 한 명이지만 그러나 흑인 유모들이 함께 뭉칠 때 그건 엄청난 힘이 되는 거죠. 실제적으로 역사적 몽고메리 대행진이나 버스 보이콧, 즉 승차 거부 운동들 때문에 백인들이 손을 든 거죠. 부당한 버스 회사들의 인권 유린에 대하여 흑인들은 아예 버스를 타지 않았어요. 두 시간씩 혹은 세 시간 씩 걸어다니면서도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죠. 결국 재정 적자로 인해 파산을 우려한 버스 회사가 손 들었죠.

 

 

김정현 : 약자들의 연대, 혼자는 약하지만 함께 하면 강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해 주는 영화네요.

 

 

김양현 : 최근 월가에 시위가 계속 되고 있잖아요. 재정 적자 때문에 파산 지경에 이른 굴지의 은행들, 증권회사들에 국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겨우 살려 놓았단 말이죠. 그런데 반성하기는 커녕 회사의 중직들이 퇴직금으로 7백만불, 70억을 받아 가는 일들이 벌어졌단 말이죠. 국민들이 나선 거죠. 이건 아니다. 그래서 그 은행 계좌 해지 운동을 벌였어요. 수많은 시민들이 동참했죠. 물론 불편하죠. 그러나 변화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고 결국 은행들이 손 들게 되어 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의식 있는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대형마트 대신 조금 불편해도 재래시장 이용해 주고, 교회들이 앞장 서 지역 교회 옆의 상점들 이용해 줘야 해요. 그래야 시장질서가 잡히죠. 정책이나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의식 있는 시민들의 연대가 사회를 바꿔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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