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18
2011.11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11월18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Nov 18, 2011

 

 

 

< 완득이 >

 

완득이.jpg

 

 

김정현 : 그래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영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양현 : 올 가을 영화계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영화죠.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김윤석, 유아인 주연의 [완득이]입니다. 2008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김려령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제작한 것이죠. 출간 첫 해 2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현재까지 7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원작이 입증한 힘을 토대로 영화도 꾸준히 상승세를 달리고 있죠.

 

 

김정현 : 김윤석, 유아인 두 주연배우가 또 화제가 되었다고 하던데.

 

 

김양현 : <타짜>의 ‘아귀’를 비롯해 <추격자>의 ‘엄중호’, <거북이 달린다> ‘조필성’, <전우치> ‘화담’, 그리고 최근작 <황해>의 ‘면정학’에 이르기까지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캐릭터로 흥행을 이끌며 최고의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지닌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윤석. 그리고 [성균관 스캔들]로 인상 깊은 연기와 변신을 보여주며 ‘걸오앓이’ 열풍을 일으켰던 충무로의 젊은 피 유아인이 함께 멋진 호흡을 맞췄구요. 완득이 아버지역의 박수영, 민구 삼촌 역의 김영재, 이웃집 아저씨 김상호, 무협 작가 역의 박효주 등의 탄탄한 조연들의 연기 또한 일품입니다.

 

 

김정현 : 역시 영화가 잘 되려면 배우들의 생생한 캐릭터와 연기일 것 같은데요. 흥행의 이유가 있는 것이네요.

 

 

김양현 : 그럼요. 일종의 궁합이 잘 맞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우선 원작의 힘과 영화의 연출력이 잘 만났어요. 전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무리수가 없어요. 억지가 없단 말이죠. 일부러 감동을 주려고 하지도 않고, 웃음을 짜 내려 하지도 않아요. 그건 표가 나거든요.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진행이 됩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우리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로 다가와요. 전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힘이라고 봅니다.

 

 

김정현 : 물 흐르듯 하는 연출, 궁금하네요.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 정감 있게 표현되었다 보면 되겠네요. 이것이 뒷받침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웠다고 보면 되겠네요.

 

 

김양현 : 그렇죠.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 해 줬어요.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몰입한 결과라 할 수 있어요. 김윤석 하면 워낙 연기가 좋으니까 두 말 할 필요 없을 것 같구요, 완득이 역의 유아인의 연기도 많이 성장했다 보시면 됩니다. 연기가 아주 자연스러워요. 억지를 부리지 않아요. 그게 장점인 거죠. 감독의 연출력이기도 하구요.

 

 

김정현 : 그렇군요. 자 그럼 어떤 역할을 그렇게 잘 했는지 궁금하거든요. 김윤석, 유아인 등이 어떤 내용으로 등장하는 지 잠시만 살펴볼까요.

 

 

김양현 : 주인공 완득이부터 소개할께요. 18살, 고등학교 2학년, 한창 반항하고 누구의 말마따나 질풍노도의 시기라 할 수 있죠. 악 조건을 다 갖추었어요. 장애인 아버지, 어머니는 안 계시고, 옥탑방에 살 정도의 가난,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는 늘 꼴찌. 완득이는 가출 청소년의 조건을 다 갖추었어요. 김윤석이 연기한 동주는 완득이의 담임 선생님입니다. 굉장히 직설적이에요. “얌마 도완득, 공부는 지지리 못하는 게. 똑바로 앉아.” “어이 우리반 일등, 윤하, 열심히 공부해서 꼭 서울대 가라. 응.. 근데 넌 왜 그리 싸가지가 없냐?” “얌마 도완득, 수업 마치고 보급품 받아가. 가난이 죄야?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냐.”

 

 

김정현 : 직설적이긴 한 데 듣는 아이들은 기분 나쁠 수도 있겠는데요. 특히 완득이는 더욱 기분나쁠 수 있겠어요

 

 

김양현 : 그죠? 게다가 거의 체육복 차림에 수업은 대충하고, 교무실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자율학습은 왜 하냐고 교무선생님에게 따지고. 대단한 선생님이죠.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바로 그런 동주 선생님의 솔직함에 관객들은 빠져 들어가는 거에요. 직설이 곧 그의 진솔함으로 연결되니까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완득이가 사는 옥탑방 바로 맞은 편에 동주 선생님이 살아요. 밤마다 “완득아, 낮에 받아 온 햇반 하나 던져라. ” “쓰레기 좀 비워라.” 낮에는 학교에서, 밤엔 집에서 완득이는 미칠 지경인 거죠.

 

 

김정현 : 악연이군요. 완득이로 봐서는 출구가 없네요. 악덕 선생님에게 제대로 걸려 가지고 고생이 많겠어요.

 

 

김양현 : 참다 참다 미칠 지경이 된 완득이는 집 바로 밑에 있는 조그만 개척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는데 이 장면 참 재밌어요. “하나님, 진짜 계세요? 그러면 왜 똥주 같은 인간을 선생님 되게 하셨어요? 제발 똥주 어떻게 좀 해 주세요. 데려가 주시면 안 될까요? 믿습니다. 만약 제 기도 안 들어 주시면 저 부처님에게로 갈 꺼에요.”

 

 

김정현 : 기도가 참 재밌네요. 솔직한 기도네요. 근데 이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 주실려나?

 

 

김양현 : 완득이의 기도, 엉뚱하지만 실제적이죠. 사실 기도란 게 그래요. 우리는 너무 거창하게 , 화려하게 기도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요. 거룩하고 , 자리로우시고, 위대하시고, 공의로우시고 온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이 들으시면 씩 웃으실 것 같아요. 우리가 아버지 부를 때 그렇게 하나요?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 주시고 필요한 용돈을 주시며 너무나도 나를 사랑하는 위대한 아버지. 이건 아니잖아요. 그냥 단순하게 불러요. 아버지. 그죠? 유진 피터슨은 다윗이 그런 점에서 참 솔직하고 위대한 기도의 사람이라고 표현해요. 다윗의 시편을 보면, 원수를 저주하기도 하고, 죽여 달라 요청하기도 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막 호소하기도 하죠. 그게 다윗의 솔직한 기도의 모습이에요. 유진 피터슨은 말하기를 “다윗은 자신의 억울함과 원망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부르짖었고, 그것은 시편이 되었다.”라고 말이죠. 기도는 그렇게 하는 거에요.

 

 

김정현 : 그래요. 솔직한 기도, 억울함이나 답답함도 그대로 토로하는 기도, 자 그러면 이런 완득이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 지나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김양현 : 하나님이 그런 기도 들어주시면 안 되겠죠? 동주 선생님을 죽여주는 대신 하나님은 동주 선생님을 통해 완득이를 새롭게 만들어 주시죠. 영화 후반부를 보시면 동주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완득이가 가난과 불우한 집안 환경을 이기고 멋지게 청소년기를 살아가게 하는 지 잘 보여줘요. 완득이가 필리핀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 운동을 통해 거듭나는 것, 동주 선생님의 실체 이런 것들이 감동적으로 그려지니까 영화관 꼭 가시길 바래요.

 

 

김정현 : 역시, 다 말씀해 주시진 않네요. 힌트만 살짝 주시는데, 이 영화 후반부 어떻게 보면 될까요? 포인트랄까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네요.

 

 

김양현 : 동주 선생님의 캐릭터인데, 전 그 캐릭터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어요. 영화 보시면 나오지만, 사실 동주 선생님은 옥탑방에 그렇게 살 사람은 아니에요. 왜 그가 사서 고생하는 지, 그리고 그가 가난한 이웃들과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을 품어주고 대변해 주는 것을 보면 그는 영락 없는 예수의 이미지에요. 물론 그가 다니는 작은 개척교회의 모습도 마찬가지구요. 예수님이 이 시대에 오셨다면 그렇게 살 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 거죠. 이 시대의 가난한 자들 - 산동네, 옥탑방은 갈릴리와 너무 닮았구요. 이주 노동자들은 당시 이스라엘 시대의 두로와 시돈이라 할 수 있어요. 천대 받고 무시당하던 자들이었죠. 완득이는 제자 중 하나라 볼 수 있을 거에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세상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희망을 보는 게 무엇인지 잘 드러나죠.

 

 

김정현 : 궁금하네요.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예수의 이미지를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중요한 포인트겠어요. 자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시면요.

 

 

김양현 : 전 지난 주 헬프라는 영화를 통해 가난하고 평범한 소시민이 살아가기 위해서 연대가 필요하다 했는데, 오늘 영화를 통해선 공감이라 하고 싶어요. 서로 공감해 주는 것, 공감에서 소통이 오는 것이구요. 공감은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완득이에게 시간을 내어 주는 것, 이주민 노동자들에게 공간을 제공해 주며 들어주는 것, 그것이 기독교 정신 아니겠어요? 이제 우리가 그 뒤를 이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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