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05
2011.08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8월05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Aug 05, 2011

 

 

그을린 사랑

 

그을린사랑.jpg

 

- 브니엘교회 부교역자 김양현목사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옳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 행동하게 되어 있죠. 문제는 이 가치관이 상충할 때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지금 부산에선 한진노동자 시위 문제로 다양한 견해들이 오갑니다. 희망버스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 하기 위해 오는데, 어떤 이는 희망버스가 옳지 않다고 오지 말라 그러고, 또 어떤 이는 희망버스를 환영하기도 하죠. 이는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가치관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가치관의 차이에 대하여 대화로 풀 것인가? 무력충돌로 풀 것인가는 또 다른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충돌이 일어날 때 대화와 타협이란 걸 통해 해결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무조건 밀어 붙여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시키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실 대화와 타혐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화나 타협이 아닌 무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작게는 가정에서, 크게는 국가와 국가에서 일어나죠. 국가 간 충돌은 자칫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실 끔찍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고, 윤리나 도덕이 무너질 수도 있지요.  20세기에 일어난 2차 대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홀로코스트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건 너무나 끔찍한 일인데, 전시에는 이것이 가능해 지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도 이와 관련 있는 내용입니다. 캐나다 영화이고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든 [그을린 사랑]입니다. 원제목은 앵셍디인데, 분노, 격정, 충격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캐나다와 레바논입니다. 한 어머니의 죽음과 유언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두 자녀가 자신들의 과거와 어머니의 기억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머니 나왈 마르완은 이란성 쌍둥이 잔느와 시몬에게 각자 봉투 하나씩 주면서 이것을 꼭 수신인에게 전달하라 합니다. 잔느는 아버지를 찾아 편지를 전해야 하고, 시몬은 형을 찾아 전해야 하죠. 그래서 두 사람은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캐나다에서 레바논으로 향합니다. 

 

우선 잔느는 아버지를 찾아 우선 어머니의 고향을 찾아 갑니다. 멀고도 어려운 여정을 통해 겨우 어머니의 고향에 방문했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어머니의 가족을 찾고 싶다는 잔느에게 냉담하게 반응하고, 어서 여기를 떠나라 합니다. 자신을 반갑게 맞아 줄 것을 예상한 잔느는 너무나 당황해서 그곳을 떠나게 되고, 어머니를 아는 한 사람을 통해 어머니의 과거를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제 잔느에게서 어머니 나왈로 옮겨집니다. 나왈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로 카메라가 바뀌죠. 우선 나왈은 집에서 쫓겨날 운명에 처하게 되었는데, 왜냐면 기독교인 집안인데 무슬림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아기를 가졌기 때문이죠. 당시 레바논은 종교적 충돌이 첨예하게 있었고, 종교 간 증오가 가득하던 시대죠. 오빠들은 나왈과 함께 도망치려던 남자를 죽여버리고 나왈까지 죽이려 하죠. 하지만 할머니가 나왈을 거둬 들이고 아기를 낳을 때까지 보호하고 돌보아 줍니다. 아기를 낳게 되자 할머니는 나왈을 삼촌이 사는 도시로 보내 버리고 아기는 고아원으로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먼 훗날 아기를 찾으라고 아기 발 뒤꿈치에 점 세 개를 문신으로 새겨 넣습니다.

시몬에게 찾으라고 한 형은 바로 그 죽은 남자에게서 태어난 이 아이였던 것입니다.

 

나왈은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고 신문사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독재정권을 잡은 권력자들은 기독교도들이었는데, 무슬림 난민들을 무참하게 밟아 버려요. 나왈은 기독교도였지만 종교적 이유로 무참하게 죽이는 것을 반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기 드 메이가 무슬림 난민촌 고아원에 있기 ?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난민촌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종교적 차이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종교의 차이 때문에 이런 학살을 자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그 뒤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죠. 지도층은 종교적 갈등을 부추겨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입니다. 충격적 사건들을 접한 나왈은 다시 돌아와 군인 지도자의 집의 가정교사로 들어갑니다. 아이에게 불어를 가르치죠. 그러다가 그녀는 반군지도자의 총으로 그를 암살하게 됩니다. 그리곤 감옥으로 가게 되는데, 그 감옥에서 13년간 있으면서 말로 다 못할 끔찍한 일을 겪게 되죠.

 

전쟁으로 인해, 한 여인이 정말 불행한 일을 겪게 되고, 세월이 지났지만 그 아픔과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잔느와 시몬이 아버지와 이복 형을 찾아가면서 어쩌면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어요. 사실 잔느와 시몬은 캐나다에서 자랐고, 그들은 내전이나 전쟁을 실제로 겪진 않았죠. 그러나 감독은 두 사람의 과거 추적을 통해서 어머니를 대변하는 부모 세대의 갈등과 상처를 안아주길 원한 거죠. 잔느는 어머니가 수감되어 있던 과거의 끔찍한 감옥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의 경비원으로 있던 사람을 통해 어머니가 얼마나 끔찍한 일을 겪었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출생 비밀도 알게 됩니다. 감옥에서 형무원은 나왈의 의지를 꺽기 위해 고문도 행하고, 최후의 방법으로 아부 타렉이라는 젊은 간수를 통해 강간을 하게 됩니다. 나왈은 어쩔 수 없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감옥 안에서 이란성 쌍둥이를 낳게 되었어요. 바로 잔느와 시몬이 그 감옥에서 낳은 아이들인 것이죠. 그리고 두 사람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를 강간한 그 아버지를 찾아 오게 된 것이구요. 영화를 끝까지 보시면 더 충격적인 반전을 보게 됩니다. 조금 힌트를 드리면 감독은 호머의 오이디푸스를 현대판으로 옮겨 놓은 셈이에요.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생각해 볼 거리가 참 많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비윤리적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상처가 생겨나기도 하는데 처음에 말했듯이 가치관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무엇보다 종교적 가치관은 더욱 그렇죠. 지금 전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 전쟁의 이면에는 종교적 신념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생각을 달리 할 필요가 있어요. 브라이언 맥클라렌은 자신의 책 [예수에게서 답을 찾다]에서 사실 예수님의 기본 정신은 평화, 샬롬이고 그 분은 전쟁을 반대했고, 군사 기지를 싫어하셨다는 것을 복음서에서 알 수 있다 했어요. 예수님은 이방인들도 고치셨고, 종교가 다른 지역에도 가셨거든요. 무엇보다 십자가 위에서 그 분은 화평을 이루셨죠.

 

그런데 왜 우리는 계속 종교적 전쟁을 하고 있을까요. 예수님의 메시지를 곡해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가치관을 첨가하여 해석하기 때문이에요. 조지 레이코프는 이것을 프레임이라 했습니다. 생각의 프레임은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1994년 르완다 내전이 일어났을 당시 후투족과 투치족 사이에 엄청난 살인과 학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후투족은 투치족을 바퀴벌레요 나무에 불과하다고 주입시켰습니다. 그러니 짓밟고 베어버리는 일들이 자행된 것이죠. 그저 바퀴벌레와 나무를 없애는 일들이었으니까요. 이처럼 은유, 가치관은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주신 가장 좋은 단어가 있습니다. 형제요 자매라. 하나님 아버지 안에서 우리는 형제요, 자매인 것이죠. 이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싸움과 지나친 경쟁, 전쟁을 상당수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18세기 프랑스와 페늘롱의 말로 맺을까 합니다. '모든 전쟁은 내전이다. 모든 인간이 형제인 까닭이다. 각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국가보다 인류라는 단위에 더욱 무한한 의무를 지고 있다.' - 프랑수와 페늘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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