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25
2011.07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7월22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Jul 25, 2011

 

 

< In a better wor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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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니엘교회 교역자 김양현목사

 

 

 

지난 주 필리핀에 다녀 왔습니다. 같은 교회에서 사역하던 필리핀 목사가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얼마 전 아기가 태어났어요. 그래서 격려도 하고 친교도 할 겸 해서 가게 되었죠. 그런데 마지막 날 그 목사님의 집에서 쇼핑몰에 살 것이 있어서 갔는데, 막 사람들이 이리 저리 뛰고 우왕좌왕 하는 겁니다. 뭔가 싶어 보았더니 총격전이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군에서 훈련할 때 말고는 총격전을 처음 본 거죠.

 

리키 목사의 말에 의하면 여전히 필리핀에선 정치적 이유로 총격전이 벌어지고 인질극이 한 번씩 벌어진다고 합니다. 반군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거죠. 얼마 전 마닐라 유명한 관광지인 리잘 공원에서 단체 관광객을 인질로 잡고 정치적 요구를 하다 경찰과의 대치국면에서 인질들 몇몇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었죠.  정치적 이유로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것,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의 이유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것인데, 사실상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편협한 정치인들의 이기적 욕구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 인 어 베러 월드 ] , 더 나은 세상에서입니다. 덴마크 영화이고 2011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서로 다른 두 세상을 교차적으로 보여줍니다. 안톤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요. 안톤은 스웨덴 출신 의사인데, 덴마크에 살면서 의료봉사를 주로 합니다. 그는 아프리카 난민 캠프에서 의료봉사를 하죠. 안톤이 슈바이처를 꿈꾸는 박애주의자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러나 안톤은 한편으로 아내와 별거 중인데, 그 이유는 자신이 외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톤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기 위해 의료 봉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기 위해 아프리카 난민 캠프에서 의료봉사를 한다는 점에서 그는 더 나은 자신을 찾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또 하나의 축은 안톤의 아들 엘리야스를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엘리야스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요. 스웨덴 사람인데 덴마크에서 살다보니 그렇기도 하고, 교정기를 끼고 소심한 엘리야스를 소퍼스라는 녀석이 늘 괴롭히죠. 엘리야스의 자전거에서 바람을 빼기도 하고, 농구공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서 이제 정의의 사도가 등장합니다. 또 다른 전학생 크리스티앙이에요. 이 친구는 영구에서 왔는데 어머니가 암으로 죽고 나자 아버지는 덴마크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죠. 전학와서 첫 등교를 하는 날, 크리스티앙은 엘리야스의 짝이 되는데, 엘리야스가 소퍼스라는 녀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엘리야스와 함께 하교를 하던 중 소퍼스는 영국에서 온 크리스티앙에게도 역시 농구공을 던져 코피가 나게 하죠. 소퍼스는 아주 얄미운 골목대장입니다. 떼거리로 몰려 다니며 괴롭히죠. 다음 날 소퍼스가 엘리야스를 화장실로 데려가 괴롭히는 것을 크리스티앙이 목격해요. 크리스티앙은 자전거 펌프를 들고 따라가서 소퍼스를 사정 없이 두들겨 팹니다. 게다가 허리 춤에서 칼을 꺼내 소퍼스의 목에 겨누고, 앞으로 우리를 건드리지 마라. 한 번 더 건드리면 너를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합니다.

 

고국으로 잠시 돌아온 안톤은 아들이 학교 폭력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해 합니다. 안톤은 엘리야스에게 "그건 옳지 않은 일이다. 폭력에 폭력을 가하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라고 진지하게 가르칩니다. 이어 해변가에서 카누를 타고 돌아오던 안톤과 엘리야스, 크리스티앙에게 작은 시비가 붙게 됩니다. 엘리야스의 동생이 그네를 타다가 꼬마 녀석과 시비가 붙었는데, 상대편 아버지가 다짜고짜 달려들더니 안톤의 뺨을 때린 거죠. 엘리야스, 그리고 크리스티앙은 당황하는데, 정작 안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돌아갑니다. 크리스티앙은 뺨을 맞고 왜 그냥 계시느냐? 복수해야 되는 것 아니냐? 고 따집니다. 며칠 뒤 안톤은 엘리야스와 크리스티앙을 데리고 그 사람의 가게로 찾아가죠. 그런데 다시 그 사람은 무례하게 안톤의 뺨을 때립니다. 이 때 안톤은 침착하게 "당신이 왜 나를 때리는가? 당신이 이렇게 하면 속이 시원한가? 나는 당신을 때리지 않겠다. 왜냐하면 당신은 약자이고 나는 강하니까." 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됩니다. "누가 네 오른편 뺨을 때리면 왼편을 돌려대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오히려 폭력에 사랑으로 대처하는 예수님의 방식을 안톤이 실천한 것이죠. 그리고 그런 방식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임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상징은 두 가지에요. 인간의 폭력의 끔찍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인한가, 폭력이 폭력을 낳는, 르네 지라르가 말한 폭력의 전염, 폭력의 모방을 잘 보여주죠. 또 한 편으로 십자가는 그 폭력의 실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폭력을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그건 바로 용서이고 자기 희생이죠. 신적 사랑입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고 실천하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길입니다.

 

하지만 말 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노력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난민 캠프로 돌아간 안톤은 자신의 철학을 실천해야 하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죠. 아이를 임신한 부인의 배가 칼에 의해 갈라져 실려오는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급하게 수술하고 생명을 살려낸 안톤은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묻습니다. 반군대장의 심심풀이로 임신한 아이의 성별을 맞추는 게임을 하면서 직접 배를 갈라 확인했다는 것이죠. 이에 너무 분노를 느낀 안톤, 그러나 더 큰 숙제가 그의 앞에 놓이게 되는데, 바로 그 반군대장이 심각한 상처를 입고 캠프로 오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가 악마라며 치료하면 안된다고 하고, 안톤은 의사로서의 윤리, 그리고 자신이 아들인 엘리야스에게 진정한 용서를 베풀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작 자신이 진짜 용서를 베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그대로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죠.  안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안톤이 예수님의 마음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한 말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지만, 병이 있는 자에게는 필요하다. 내가 의인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예수님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제대로 아셨고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치려 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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