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04
2011.07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7월01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Jul 04, 2011

 

 

< 수상한 고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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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나 원망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무얼 하든 어찌 되었던 상관하지 않는 거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무엇이냐 하면 관심이 없는 거에요. 지금 한진노동자 문제, 김진숙 위원의 크레인 점거가 온 세상을 떠들썩 한데 정작 사람들은 관심 없어요. 내 문제가 아니란 거죠. 그게 사랑이 없는 거에요.  어쩌면 사람들이 다 먹고 살기 바쁘고 자신의 삶 조차도 빠듯해서 남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인 것이죠. 리차드 도킨스가 말한 [이기적 유전자]의 소유자들 같아요. 나랑 상관 없다는 것, 그리고 나 먹고 살기 바쁘다는 것, 자 여기에 바로 이 두 가지를 전형적으로 사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배병우, 직업은 보험회사 직원, 오늘도 영업확장, 보험왕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연봉 10억을 향해 달려가죠.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골치아픈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류승범 주연의 [수상한 고객들]입니다. 보험왕의 위해 달려가는 배병우에게 닥친 사건은 바로, 그의 고객 중 한 명이 자살을 했는데 자신이 자살 방조죄로 조사를 받게 된 것입니다. 고객이 자살하던 날 밤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바로 본인이고 자신과 함께 술 한 잔 했는데, 술기운에 자살했다는 것이죠. 엎친데 덮치고 설상에 가상이죠. 배병우는 이 사건 뿐 아니라 더욱 자신의 발목을 잡는 사건들이 다가옵니다. 그것은 바로 본사 내사팀이 조사를 벌인 것인데, 자신이 2년 전 보험왕을 할 때 가입을 한 고객들이 자살 시도 전력이 있던 거죠. 만약 자신의 고객 중 한 명이라도 자살을 하게 되면 배병우는 회사를 떠나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것입니다.

 

자신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그런 것인데 그 덫에 자신이 걸린 것이죠. 팀장이자 선배인 진석은 병우에게 지금 빨리 이 고객들을 찾아가서 생명보험을 연금보험으로 돌리라고 독촉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도 나도 다 끝이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벼랑 끝에 선 병우는 이 수상한 고객들을 찾아 연금보험으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 것이 영화의 핵심내용입니다. 우선 첫째 찾아간 최복순 고객 - 남편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남은 가족을 위해 자신이 일용직 미화원으로 살아갑니다. 그녀에게 삶 자체는 너무 힘겹고 벅찹니다. 그래서 자살을 시도하게 되죠.  

 

두 번째 고객 오상열, 전직 보험회사 부장이었지만 퇴직금을 잘 못 투자해서 다 날려 버리고 지금은 대리기사로 먹고 살아갑니다. 그는 기러기 아빠인데 부인과 딸은 조기유학을 가 있는 상태죠. 상열 역시 먹고 사는 게 힘들기는 매 한가지. 그나마 사랑하는 딸이 유일한 희망인데, 그도 점점 마음이 멀어져 감을 느끼게 되요. 그래서 상열 역시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고 자살을 시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에요.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 구구절절합니다. 배병우가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면서 던지는 말이 있습니다. “뭐 이런 데가 아직도 있어?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그동안 무관심 했던 것이죠. 자신의 목표, 성취를 위해 앞만 보고 뛴 사람들에겐 이렇게 힘겹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관심 밖이었던 거죠. 왜요? 내 일이 아니니까, 나 먹고 살기 바쁘니까? 세 번째 고객 영탁 - 그는 지하철 노숙자에요. 영탁을 기다리다 병우도 지하철 바닥에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누군가 걷어차는 바람에 잠을 깨고 모든 걸 다 털리고 빈몸뚱아리에 이끌려 급식소로 가게 되고 거기서 밥 한 그릇 얻어 먹다가 아직도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얼떨결에 체험하게 된 것이에요. 자기가 겪어 보니까 힘든 사람의 사정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러면서 배병우가 점점 인간이 되어갑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객들이 자살하지 않도록 지켜내고 돌봐야 했던 것이지만 그러다가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죠. 

 

이 부분에선 장 르노 주연의 [로잔나 포에버]라는 영화가 생각 납니다. 설정이 비슷해요. 한 작은 마을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마르첼로가 자신의 부인이 죽게 되었어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어요. 그런데 그녀의 유언이 마을 한 가운데 있는 교회 묘지에 묻히고 싶은 거에요. 교회 묘지를 신청하러 간 마르첼로는 이제 단 2 자리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마을엔 노인들도 많고 아픈 사람들도 있죠. 만약 누군가 2명이 부인보다 먼저 죽게 되면 거기에 묻힐 수 없잖아요. 그래서 마르첼로는 안간힘을 다해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해요. 노인들을 돌보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운동도 시켜 주고 식이요법도 행하고, 교통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니까 앞장서서 차량 통제도 하고 말입니다.

 

 인간이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란 뜻이죠. 같이 사는 게 인간이에요. 나찌가 한참 기승을 부릴 때 어떤 사람이 쓴 글이 있는데 들어보세요. “저들이 공산주의자들을 잡아 가둘 때 나는 침묵하였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니까. 저들이 유대인들을 잡아 가두고 죽일 때 역시 침묵하였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저들이 마침내 기독교인들을 핍박할 때 그리하여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침묵하였다.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결국 내가 남의 어려움을 당했을 때 무관심 한 것이, 내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돌아오더란 이야기입니다. 

 

지금 주위를 살펴 어려운 이들을 도와 주고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예수님의 정신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그렇게 말했죠. “진짜 무서운 것은 우리를 공격하는 악한 백인이 아니고, 불의를 보고도 아무 반응 없이 무관심한 백인이었습니다. ” 내 일이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요.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잘 아실거에요.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강도을 만나 거의 죽게 되었어요. 제사장도, 레위인도 그냥 지나쳐 갔어요. 내 일이 아니니까. 내게 위험이 닥칠 지 모르니까.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그를 구해서 치료해주고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봐 주라 했죠. 누가 이웃이냐고 예수님이 반문하셨습니다.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입니다.

 

병우는 자신의 수상한 고객들을 좇아 다니면서 너무 힘드니까 “나보고 어떻하라고, 왜 내 인생에 끼어들어”하며 몸부림 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타인의 고통은 그 사람만의 고통은 절대 아니에요.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이란 책이 있는데, 그녀는 말하기를 결국 타인의 고통이 곧 사회의 고통이 되고 그것은 나의 고통으로 돌아오는 거에요. 반대로 타인을 사랑하면 그것은 곧 나를 사랑하는 것이 되고, 다 맞물려 있으니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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