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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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6월24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Jun 24, 2011

 

 

컨트롤러(the adjustment bureau, 2011)

 

컨트롤러.jpg

 

 

김양현목사 (브니엘교회 부목사)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 모비딕은 음모론을 바탕으로 깔고 있습니다. 음모론은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의 현상적인 모습 뒤에 진짜 의미, 배후가 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한 때 미국에서 아폴로 호의 달 탐사 장면이 조작된 것이라 말들이 많았죠. 911 사태에 대해서도 일종의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고,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다고 해서 전쟁했지만, 실제론 전쟁을 위한 빌미였죠. 가장 최근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이 상당수 조작되었을 가능성들을 제기하고 있어요.

누가, 또 무슨 목적을 위해서 이런 일들을 행하는 가에 있어서는 꼭 누구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익을 보장받기 위한 그룹임엔 틀림없을 겁니다. 금융위기나 대공황, 유가 폭등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자 그럼 오늘의 영화를 소개해 볼까요.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콘트롤러]입니다. 콘트롤러-조정하는 사람이란 말이에요. 영어 제목이 the adjustment bureau 조정국이란 뜻입니다. 모든 것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움직인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먼저 이 영화에 대하여 우선 내용을 좀 살펴보면..  데이빗 노리스 - 뉴욕의 악동, 최연소 하원의원 등  그를 따라다니는 명칭은 화려합니다. 그는 이제 뉴욕 주 최연소 상원의원에 도전합니다. 투표 2주 전 그는 상대후보를 10% 포인트 앞서 가며 여유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투표 하루 전에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난 거에요. 그가 대학동문회에서 엉덩이를 내리고 장난 친 사진이 뉴욕포스트지 일면에 톱기사로 실린 것이죠. 상대후보는 이렇게 충동적이고 미숙한 사람을 상원의원으로 어떻게 뽑겠냐고 밀어붙였고 그는 하루 만에 쓰디쓴 패배를 맛보게 됩니다.

 

영화 제목이 조정에 관한 것이다 보니까, 이 사건 역시 누군가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조정했다고 봐야할텐데요.  노리스가 패배를 인정하고 패배연설을 하려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화장실에 있을 때 알 수 없는 미모의 여인이 등장하고, 중절모를 쓴 묘연의 사나이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어요. 관객은 이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움직이고 조작되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모리스는  실제로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사람들이었는데요. 그러한 사람이 상원의원이 되어서 뉴욕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정국에 속한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조작하는 거죠. 물론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면 결국 그가 나중에 상원의원으로 재도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땐 모리스도 상당히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을 때죠. 왜냐면 그는 뼈저린 패배를 맛 보았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죠. 결국은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낙선을 했을 당시엔 가슴 아프고 힘들었겠지만 그로 인해 더욱 성숙한 정치인이 된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때론 패배나 힘든 일도 인생에 도움이 됩니다.

폴 브랜드라는 외과의사는 평생 한센병을 치료하고 그들을 위해 헌신한 사람인데, 그는 주장하기를 인간에게는 고통이라는 기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어요. 고통, 즉 통증을 느낄 수 있는 것 자체가 의학적으로 놀랍다는 거죠. 통증을 느껴야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치료를 할 수 있잖아요. 한센병 환자가 무서운 것은 신경조직이 파괴되니까 통증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요. 그러니 아파도 아픈 줄 모르니까 치료를 할 수 없다는 거에요.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인데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또 영혼의 치료자인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시편에서도 고백하기를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주의 율례를 배웠나이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 조정국의 사나이 말고 미모의 여성이 등장했었죠. 이 여성은 또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리스는 이 여인에게 한 눈에 반하고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여 주인공의 극중 이름은 엘리스에요. 엘리스 역시 모리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운명적으로 가지게 되죠. 화장실에서의 짧은 대화, 그리고 강렬한 인상, 모리스는 짜여진 각본대로, 표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연설하게 되죠. ‘푸른 계열의 이 넥타이 사실은 전 이런 색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구두- 너무 반짝거리면 부유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적당히 흠을 좀 냈어요 - 그래야 노동자층의 표를 얻기 때문이죠. 이 흠집을 내기 위해 500불을 지불했습니다. 그래요. 이건 제가 아닙니다. 만들어진 이미지죠. 이제 저는 제 스타일로, 제 모습 그대로 정치 무대에 서겠습니다.’ 결과는 보나마나죠. 모리스는 그 패배연설로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에게 더욱 강인하게 어필되었고, 재선 때 상원의원으로 입성하게 됩니다.

물론 이 여성을 우연처럼 만난 것도 조정국에 의한 각본인데요. 이 영화를 보는 핵심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연의 일치 - 나도 모르게 일어난 일인데 알고 보니까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고 있었다. 바로 그것이 영화의 핵심내용입니다. 물론 개개인 뿐 아니라, 전체 세상도 그러하다는 것이죠. 자 영화는 이제 장면을 바꾸어 이 모든 것을 조정하고 콘트롤 하는 신비한 곳 - 조정국으로 향합니다. 거기엔 셀 수 없는 수많은 요원들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조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죠.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 실제로는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거에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것은 성경적으로 이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선 필립 얀시가 한 유명한 말로 정리해 볼께요. “하나님은 우연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일하신다.” 이해되시나요? 우리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다는 말이죠. 조금 더 신학적으로 말하면, 교부 이레니우스는 이것을 그리스어 ‘oikonomia'라는 말로 설명했어요. 하나님의 섭리라는 말이에요. 어거스틴은 ’‘경륜’이란 말을 사용했구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 우연이 아니라 섭리였다는 거죠. 젊은 날 방탕한 것이 도리어 은혜를 추구하는 방편이 되었고, 수사학을 공부한 것이 결국 그가 방대한 신학작업을 하는 도구가 되었으니, 그냥 살아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 안에 있었다는 말이죠. 이 영화의 주인공 맷 데이먼도 그런 고백을 했어요. 자신이 크리스챤 슬레이터가 주연한 파이터라는 영화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못하게 되었고, 밀크라는 영화도 그린 존과 겹쳐져서 못하게 되었는데, 지금 자신을 돌아보면 이제까지 맡았던 역할을 통해 오늘날 맷 데이먼이 있었으니 이 또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죠.

 

또 한가지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은 인간은 그럼 예정된 각본대로, 수동적인 존재로 움직이는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영화가 그러한 부분도 이야기합니다. 소위 조정국의 의장 - 우리 식으로 말하면 하나님이겠죠. 의장은 인간에게 일정 기간 자유의지를 주었다고 설명하죠. 스스로 세상을 잘 만들어 갈 수 있게 말이죠. 그런데 인간이 한 일은 오히려 전쟁, 경제적 수탈, 방탕이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결정적일 때 조정국에서 간섭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해요. 자유의지와 섭리에 관한 부분인데, 현대 신학자 폴 틸리히는 이것을 신율과 자율로 설명합니다. 신율을 섭리라 할 수 있고 자율은 자유의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상충되지 않고 조화된다고 했어요. 요약하면 신율 안에 있는 자율이에요. 쉽게 말하면 기본적으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어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시죠.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자유의지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악으로 치달을 때 간섭하시고 개입하셔서 조정한다는 것이죠. 아이가 놀이터에서 막 뛰어노는 장면을 생각해 보세요. 건강한 부모는 맘껏 뛰놀 수 있도록 합니다.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요. 모래를 만질 수도 있고 그네를 타기도 하죠.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지켜보던 아버지는 간섭을 해요. 아이가 위험한 순간에 닥칠 때죠. 모래 안에 날카로운 금속이 있다거나, 그네를 타다 다칠 우려가 있다거나 할 때 말이죠. 결국 이러한 간섭은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콘트롤러를 통해 우연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섭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둘러보세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옆에 있는 사람들이 우연이 있는게 아니라 내게 꼭 필요하기 때문에 있다는 것, 소중하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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