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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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6월10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Jun 16, 2011

엑스 멘 - 퍼스트클래스

액션, 모험, 드라마, SF, 스릴러 | 미국 | 132 분 | 개봉 2011.06.02

 

감독 : 매튜 본

주연 : 제임스 맥어보이(프러페서 찰스 자비에), 마이클 패스벤더(에릭 렌셔 / 매그네토)...

 

김양현 :  제 아이를 보니까 왼손을 잘 사용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왼손을 쓰면 안 된다면서 어른들이 야단쳤던 기억이 나요. 사실 왼손을 쓰거나 오른손을 쓰거나 별 차이가 없고 개인의 유전적 특징일 뿐인데 왼손잡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었던 것이죠.

 

김정현 : 왜 그런가요?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왜 차별을 받아야 했나요?

 

김양현 : 그건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의 특징에 있어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한 것은 역사적으로 그리 오래지 않아요.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겨우 인정한 셈이죠.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그의 책 [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는 왼손, 오른 손 에 대한 편견 뿐 아니라 과거 서구 중심의 제국주의적 세계관에서 서구가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동양적 사고, 동양적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이를테면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하여 프랑스의 브리지트 바르도는 아주 강하게 비판하는데, 참으로 편견과 오만에 빠진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달팽이나 원숭이 골을 먹는 것에 대하여 우리가 비판하면 뭐라 하겠습니까? 그건 자신들이 주장하는 톨레랑스에 전면 배치되는 발상이죠.

 

김정현 :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 역사적 차이, 그리고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라는 말씀이시죠? 자 그럼 목사님 오늘 영화에 대하여 소개해 주실까요?

 

김양현 :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차이에 대한 존중, 혹은 차이를 인정하는 포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엑스 멘]입니다. 엑스 맨 시리즈는 이미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번 영화는 시리즈로 볼 때 네 번째입니다. 2000년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이 처음 나왔고 이어 3년 뒤에 속편이 나왔습니다. 2006년에 감독이 교체되어 엑스 맨 -최후의 전쟁이 있었고, 2009년엔 엑스 맨 - 울버린의 탄생, 그리고 이번에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가 나오게 된 것이죠.

 

김정현 : 10년 가까이 시리즈로 계속 만들어진 영화이네요. 목사님, 제가 예전에 이 영화 본 적 있는데, 돌연변이들이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이잖아요. 몸에 칼날이 있기도 하고, 날개가 있고, 어떤 사람은 눈에서 광선이 나오기도 하고, 물이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흥미로운 소재인 것 같아요. 이번 시리즈의 주 내용은 어떤 것인가요?

 

김양현 : 헐리우드가 소재의 고갈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어요. 배트맨 시리즈와 유사하게 가는 거죠. 배트맨 1,2,3편 찍고 다시 배트맨 비긴스라 해서, 배트맨 1편의 과거로 돌아가 어떻게 해서 배트맨이 탄생했는지를 찍었거든요. 스타워즈 시리즈도 마찬가지이고.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도 그런 내용입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거죠. 엑스맨의 주요 인물은 프란시스 자비에르 교수와 매그니토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추적한 영화에요. 제임스 맥어보이가 엑스맨을 이끄는 자비에르 교수역을, 그리고 마이클 패스밴더가 악당들을 이끄는 매그니토역을 맡았죠. 영화의 시작은 2차대전이 막바지로 흐르던 1944년 유대인 포로수용소입니다. 한 가족이 수용소에 감금되는 과정에서 아이를 어머니에게서 억지로 떼어놓으려 합니다. 아이는 울부짖으며 엄마를 외치지만 수용소 군인들은 무지막지하게 뿌리치죠. 그런데 갑자기 철조망이 흔들리면서 아이에게서 엄청난 괴력이 나오는 거에요.

 

김정현 : 이 아이가 초능력자이군요. 영화적 시각으로 보면 돌연변이네요.

 

김양현 : 그렇습니다. 카메라는 동시에 이 장면을 지켜보는 창가의 남자에게로 향합니다. 이 사람은 세바스찬 쇼우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아이를 데려오게 하고 동전을 움직여 보라 합니다. 아이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니까, 군인들을 시켜 아이의 어머니를 데려오라 하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죽입니다.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한 아이는 울부짖고 방안의 모든 철제품들이 찌그러지고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쇼우 박사는 이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분노라는 것을 알게 되죠.

 

김정현 : 영화의 복선인 것 같아요. 이 아이는 분노와 복수심이 가득하겠군요. 후에 자신의 초능력을 복수에 사용할 것 같아요.

 

김양현 : 잘 보셨어요. 시간은 이제 60년대입니다. 세바스찬 쇼우 역시 초능력자이자 돌연변이인데 쇼우는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각을 이용해 핵전쟁을 일으키려 하죠. 그래서 세상을 파멸시키고 자신이 통치하는 왕국을 세우려 해요. 이번에 영화를 만든 매튜 본은 다큐와 영화를 절묘하게 섞었어요. 실제 62년에 쿠바 미사일 위기가 있었거든요. 미국이 터키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러시아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고 이것을 배로 실어나르는 과정에 미국은 원천봉쇄를 감행, 말 그대로 일촉즉발 제3차 세계대전의 위기가 있었단 말이죠. 감독은 아주 재치있게 그 배후에 돌연변이 초능력자 세바스찬 쇼우의 음모가 있었고, 자비에르와 에릭이라는 또다른 돌연변이, 즉 엑스 맨이 해결했다고 그리고 있는 거죠.

 

김정현 : 재미있군요. 역사적 사실을 자기 나름의 아이디어고 재구성 한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쇼우, 자비에르, 에릭 외에도 다른 엑스 맨들의 탄생비화도 함께 들어 있겠네요.

 

김양현 : 그렇죠.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신하는 미스틱, 천재과학자였지만 약물 부작용으로 괴물로 변형된 비스트, 다이아몬드 신체를 가진 엠마, 등의 엑스맨 주인공들의 어린시절, 그리고 자비에르 교수 밑에서 어떻게 팀이 꾸려져 가는지 흥미진진하게 다루어져 있습니다.

 

김정현 : 그렇다면 목사님 엑스맨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단지 액션물로 보기에는 함의가 많을 것 같은데..

 

김양현 : 우선 엑스맨이라는 영화의 원작이 1960년대 초반 마블 코믹스에서 나왔거든요. 마블 코믹스의 편집장이자 대표인 스탠 리가 <엑스-맨> 시리즈를 탄생시킨 해는 1963년이었는데, 이 당시는 소수인종과 소수민족에 대한 시민운동이 한창이던 때였어요. 유명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X 등이 흑인 인권운동을 벌이던 때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끄는 민권운동은 흑인과 수소인종들의 참정권과 교육의 불평등 해소를 내세웠습니다. 흑인도 동등하게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였죠. 스탠 리가 그린 원작에서는 엑스 맨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돌연변이로서 사회의 적응을 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들로 그렸단 말이에요. 다분히 의도적이죠. 흑인과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요소가 강했어요.

 

김정현 : 그렇군요. 하지만 지금 시대는 인종 차별이나 소수자의 차별이 많이 사라졌지 않나요? 인권이 많이 신장되었고 소수자의 권익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많이 있지 않나요?

 

김양현 ;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죠. 그러나 여전히 편견은 존재하구요. 마빈 해리스의 주장처럼 우리는 차이를 존중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할 거에요. 차이는 차별과는 다르거든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단 말이죠.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가 바로 톨레랑스, 건강한 사회죠. 자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가 노골적으로 다윈의 진화론적 사상을 바탕에 깔아놓았단 말이죠. 주인공 자비에르 교수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전학을 전공하는 교수이고, 유대인들에 대한 나찌의 탄압 장면을 초반부 도입했고, 세바스찬 쇼우의 입을 통해 돌연변이들이 유전학적 우생이고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논리는 펴고 있다는 것이죠. 이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은 우성, 열성이고 적자생존, 약육강식이거든요.

 

김정현 : 유전적으로 더 강한 자가 결국 약한 자를 이기고 살아남는다는 논리잖아요.

 

김양현 : 그렇죠. 문제는 생물학적 진화론이 아니라, 한층 더 나아간 사회학적 진화론입니다. 이것을 SOCIAL DARWINISM이라고 해요. 사회적으로도 적자생존, 즉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논리에요. 사실 나찌정부가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것도 이런 사회적 진화론의 결과입니다. 지금 우리사회에 심각한 사회적 병리도 이런 인식의 결과이구요. 이런 생각이 바탕에 깔리면 무한경쟁은 불가피한 것이에요. 내가 남보다 더 강해야 살아남는 것이니까요. 학생들이 무한경쟁의 희생양이 되고 있어요. 젊은이들이 자유시장 경제의 무한경쟁의 희생양이 되고 있잖아요. 실력이 더 나은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는 실력이 조금 모자란 사람은 퇴보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에요. 약자는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사라져야 할 존재란 뜻이죠. 이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고 현실이에요.

 

김정현 : 어쩌면 인간 사회가 동물 사회와 같이 변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니 동물보다 더한 것 같아요. 동물은 자기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않는다 하는데, 인간은 끝없이 소유하고 먹고 가지잖아요.

 

김양현 : 엑스맨의 경고는 우리에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기독교의 핵심 정신은 성육신이에요. 신이 인간이 되신 것이죠. 신이 우월하기 때문에 인간을 노예로 부리며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을 사랑해서 몸소 인간의 몸으로 낮아지신 거에요. 다윈 식으로 말하면 우성인자가 스스로 열성인자가 된 거에요. 거기에 구원이 있고 인간의 소망이 있는 거죠. 자발적 낮춤, 자발적 베품, 자발적 섬김- 이것이 기독교의 근본 교리이고 정신이에요. 다양성을 포용하고 차이를 인정하고 우성적 기질을 가진 자가 약한 자를 돌보는 것.. 오늘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할 기독교 정신이고 교회가 이것을 회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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