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23
2011.08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8월19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Aug 23, 2011

 

 

 

< 최종병기 활 >

 

bg_album204.bmp.jpg

 

 

 

김양현 :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말하기를 ‘역사는 창조적 소수가 움직여 간다’라고 했어요. 전 이 말이 50%만 맞다 생각합니다. 확실히 창조적 소수에 움직여 가는 부분이 있어요. 이를테면 링컨의 노예 해방 결정이라든가, 에디슨의 전구의 발명 같은 건 확실히 세상을 바꾼 것이죠. 반면 여기에 전제 조건이 있는 게죠? 확실히 그 소수가 창조적이어야 한단 말이죠. 창조적이지 않은 소수일 땐 역사는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김정현 :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독재자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들이 많잖아요. 중동의 시리아, 리비아, 이집트 등이 그렇고, 북한도 그렇지 않나요?

 

김양현 ; 그렇다고 봐야죠. 정권이 무능하고 정치가 부폐하면 국가는 위기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어요. 역사적으로도 그렇구요. 결국 힘든 것은 국민들이에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는 병자호란 때의 에피소드를 담은 최종병기 활입니다.

 

김정현 : 아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영화라 하던데요. 주연배우들도 화려하구요.

 

김양현 : 배우들의 연기와 활 이라는 소재의 액션을 잘 버무려 스피드하게 전개하는 영화입니다. 우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박해일은 너무나도 잘 알고, 또 연기력을 인정 받는 배우이구요. 전 이 영화를 살려주는 조연으로 류승룡을 꼽고 싶어요. 청나라 대장 류신타를 연기했죠. 박수 칠 때 떠나라 로 데뷔한 이래, 최근 가장 날 나가는 배우가 되었어요. 올해 개봉된 영화만 해도 세 개인데, 아이들, 고지전, 그리고 활이에요. 고지전에서도 인민군 대장 역을 너무 맛깔나게 소화해 냈는데, 활에서도 박해일이 연기한 남이에 대항하여 류신타 역을 잘 해 주었어요.

 

김정현 : 자, 그럼 이런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활,, 그 배경과 스토리를 조금 살펴볼까요?

 

김양현 ; 배경은 병자호란 발생 전후입니다. 병자호란은 인조 16년에 있었죠. 영화의 시작은 인조반정으로부터 비롯됩니다. 남이의 아버지 최평랑은 광해군을 지지하는 세력이었기에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반정을 성공한 서인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역적으로 몰려 사약을 받아야 했죠. 그러나 최평량은 차라리 군인답게 싸우다 죽겠다면서 관군에 맞서게 되고, 그러한 중에 장렬하게 죽게 됩니다. 죽기 전 최평량은 어린 남이에게 동생 자인을 잘 부탁한다고 하고 그에게 자신의 활을 주면서 친구인 김무선에게 보냅니다.

 

김정현 :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충정스런 장군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네요. 그럼 목사님 남이와 자인이 살아남았다 할지라도 역적의 자손들이 되잖아요. 그럼 살아가기 만만찮을 것 같은데요.

 

김양현 : 잘 보셨어요. 남이는 자인을 데리고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의 친구인 김무선의 집에 당도하게 됩니다. 김무선은 친구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역적의 아이들을 거둬 들이는 것은 선뜻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실이 발각되면 자신 또한 정치적 위험을 당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과정 속에서 남이는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신분을 속으로 삭이면서 아버지가 남겨 준 활 연마에 온통 힘을 쏟게 됩니다. 말 그대로 활 시위에 자신의 삶을 건 셈이죠.

김정현 : 그래서 남이가 활의 고수가 되는군요. 어찌 보면 뜻하지 않은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나름 그것을 잘 이겨내고 극복해 낸 것이네요.

 

김양현 : 그러나 결국 아무리 글공부를 하고 활 시위를 당겨도 신분이 역적의 자식이기 때문에 관직에 나가지를 못하는 인생살이가 서럽죠. 그런데 김무선의 아들인 서군이 자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에요. 그리곤 자인과 결혼하겠다고 해요. 물론 남이는 어림도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죠. 우선 신분적으로 이제는 역적이 되었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서군의 어머니의 눈총을 이겨낼 자신이 없엇던 게죠. 자신의 동생이 평생 눈총 받고 사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워낙 서군이 강하게 조르고, 결국 김무선은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생각하여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운명은 만만치 않았는데, 혼례 당일 날 생각지도 않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이에요.

 

김정현 : 또 무슨 끔찍한 일인가요? 이 친구들은 행복하게 살 수 없는가요?

 

김양현 : 혼례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지축을 흔드는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 거죠. 다름 아니라 북쪽에서 청나라 대군이 압록강을 넘어 쳐들어 왔고, 말 그대로 병자호란이 오게 된 것이죠. 혼례가 시작하는 것을 보고 남이는 산으로 활을 들고 가 있었고 그 와중에 청나라 군사들에 의해 김무선은 죽임을 당했고, 서군과 자인을 비롯한 수많은 조선인들이 노예로 잡혀 가게 된 것이죠.

 

김정현 : 일반인으로서는 겪을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을 남이와 자인은 두 번 겪은 셈이네요. 그것도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일을 말에요. 결국 정치의 문제가 국력의 약화로 드러난 것 아닌가 싶네요.

 

김양현 : 그렇죠. 감독은 원래는 병자호란이라는 정치적 사건에 더 개연성을 두고 찍으려 하다가 그냥 한 남매의 이야기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영화 중간 중간에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어요. 결국 왕의 실정, 중앙 정치의 실정 때문에 무고한 조선의 백성들이 죽임을 당하고 포로로 잡혀 가고 가옥이 불타 없어지는 일을 겪었다는 거죠. 정치의 실종이 대다수 국민들을 비참한 상태로 이끌었다고 강하게 어필해요. 사실 감독은 병자호란을 이야기 한 것이지만, 어쩌면 지금 이 시대를 질타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말이 정치만 잘 하면 다 잘 된다고 하잖아요. 거짓말을 제일 잘 하는 사람도 정치인,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정치라는 말들을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걸 보면요.

 

김정현 : 남이와 자인의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 지..

 

김양현 :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동생을 끝까지 지키라고 유언했잖아요. 남이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청나라 주 부대를 쫓습니다. 아버지가 남겨준 활을 들고 청나라 군사들을 쫓는 그의 추격전이 영화의 뒷부분을 이끌어 갑니다. 더 이상 영화 이야기를 하면 힘이 빠질 테고, 암튼 영화는 잘 만들었습니다. 쓸 데 없는 멜로나 감상적인 부분을 과감히 빼 버리고 빠른 전개와 액션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합니다.

 

김정현 : 저도 보고 싶어요. 활 액션이 기대되구요. 박해일의 연기도 궁금하기도 하구요. 그럼 목사님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김양현 : 초반에 말 했듯이, 역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창조적이지 못할 때, 탐욕과 권력욕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정권을 가진 자에게 주어지는 도덕적 책임과 의무는 매우 중요하죠. 우리 사회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도덕적 해이 - 모럴 해저드에 빠졌어요. 위에서부터 신뢰를 주지 못하니 아래로 올수록 질서가 유지되지 않고 모두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몫 챙기는 데 혈안이 되어 있죠. 이러다가 21세기 병자호란이 일어나지 않으란 법 없잖아요.

 

김정현 : 21세기 병자호란이라, 그만큼 경각심을 가지자는 말이시죠? 어쩌면 경제적 병자호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드네요.

 

김양현 :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이의 고군분투는 눈물 겹습니다. 결국 역적으로 몰린 백성 한 명이 스스로 자기 삶을 찾아야 하고, 동생을 챙겨야 하는 거잖아요. 영화는 이런 면에서 영웅서사를 취하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신화처럼 공동체에서 추방당한 자가 결국 위기의 순간에 영웅으로 등극하는 방정식이죠. 어쩌면 지금 우리 시대에도, 그럴지 몰라요. 메스컴을 타고 영웅인 척 하는 사람들보다, 이름 없이, 어딘가에 묻혀 있는 소위 일반 국민, 민초들, 오늘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이 땅의 아버지들, 어머니들 그들이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을 거에요.

170505(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170602(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랜드오브마인

160422(금) 영화보는크리스천,에린브로코비치

170519(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러블리 스틸

170421(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에이아이(A.I.)

170414(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신은 죽지 않았다2

170331(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언터처블, 1%의 우정

161216(금) 영화보는크리스천, 판도라(2016)

170512(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코치 카터

170428(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오베라는 남자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6월24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5월27일)

170407(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170526(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나, 다니엘 블레이크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8월05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6월10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11월04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7월29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8월19일)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7월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