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랑방
08
2011.07
김양현 목사의 영화이야기 (07월08일)
  • [금] 영화보는 크리스천
  • Jul 08, 2011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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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니엘교회 김양현 목사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을 쓰신 로날드 사이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더 풍요로운 생활을 추구하게 하는 방식은 21세기의 신이여, 광고업자는 예언자이다. 광고는 사치품을 필수품으로 만든다.” 더 좋은 차, 더 좋은 핸드폰, 더 좋은 옷을 끊임없이 소비하고 쇼핑하라고 부추기는 것이죠. 사람들은 더 나은 것, 더 좋은 것을 소유하고자 해요. 어떨 땐 멀쩡한 것을 새 것으로 교체하기도 하구요. 자동차도 조금 분에 넘치게 구입하는 것 같아요. 사회적 분위기가 자꾸 그렇게 만들어 가구요.

 

저는 경차를 타고 다니는데 정장을 입고 멀쩡한 사람이 경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면 존경해야 할 터인데 뭘 저런 차를 타고 다니냐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 중 하나가 집은 없어도 차는 좋아야 한다는 것인데, 차를 좋은 걸 타야 성공한 것 같이 보인다는 거죠. 그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오늘 영화 속 주인공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일단 좋은 차를 타야 된다. 그래야 무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도 우리로 치면 달동네 작은 집에 살면서 차는 엄청 크고 멋진 링컨 타운카를 타는 것이었죠. 게다가 기사를 채용해서 말이죠.

 

미키 할러, 그는 LA에서 활동하는 형사법 전문 변호사입니다. 우선 그가 대형 차를 타는 이유는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함이고, 의뢰를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함이죠. 뭔가 있어 보이잖아요. 성공한 변호사 같은 설정을 한 게죠. 멋지고 큰 세단, 고급스러운 정장, 그렇게 해야 건수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는 주로 범죄자들을 변호하는데, 형량을 줄여주기도 하고, 죄 지은 사람을 무죄로 만들기도 하죠. 그래야 수임료를 많이 받으니까요. 따라서 미키는 자질구레한 사건 보다는 굵직한 사건을 맡아서 크게 돈을 버는 방법을 씁니다.

 

큰 돈은 벌었을지 몰라도 미키는 부인과 이혼을 하게 되었어요. 사실 부인과는 법대 동기인데 동일하게 법을 전공했지만 가는 길이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부인은 검사이고 자신은 변호사인데, 게다가 범죄인 전문 변호사니까, 실제 법정에서도 부인과 늘 다투어야 했던 것입니다. 부인은 그게 늘 불만이었어요. 당신은 법 체계를 교묘히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고, 양심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게 부인이 늘 지적한 것이었단 말이죠. 

 

이 부분에서 영화는 사실 미국 사법체계의 맹점을 꼬집는다고 보면됩니다. 원래 변호사는 억울하게 죄를 덮어쓰거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범죄에 연루된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죠. 그러나 법대가 많이 생겨나고 사법고시 출신자들이 많이 배출되다 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판사나 검사로 임용되는 숫자는 한계가 있는데 사법고시 출신자들은 많이 배출되다 보니 이 사람들이 대부분 변호사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 사건은 제한 되어 있고 변호는 해야 하니 치열한 경쟁이 있게 되죠. 그러다보니 수임료 자체를 위해서 사건을 맡아야 하고, 그건 좀 더 확장되어 미키 같이 범죄자 전문 변호사로까지 발전된 거죠. 미키는 주로 마약 사범, 강간 사범, 살인 사건 같은 걸 맡는데, 형량을 줄여주는 대가로 돈을 많이 받거든요.

 

결국 돈이 많아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면 죄를 지은 것도 무죄로 둔갑할 수 있다는 건데,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법체계의 허점이 여기있습니다.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이 대표적이었죠. 사실 그가 죄를 지었다는 것은 잠정적으로 다 아는 것이란 말이에요. 근데 그가 워낙 유명한 풋볼 선수였고 그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인단이 굉장히 유명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사건의 사안이 엄청났었죠. 변호인단은 결국 심슨이 사람을 죽였는지 안 죽였는지에 대한 것보다 그가 흑인이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별 받는다는 것을 부각시켜 사건의 본질을 환원해 버렸어요. 나중에 언론이나 배심원들은 결국 그가 흑인이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별받는다는 쪽에 더 비중을 두게 되었고 무죄를 선언했죠.

 

그럼 영화로 돌아가서 미키가 주로 전문 범죄자들을 변호해 주고 돈을 받는다 했는데, 미키에게 엄청난 사건이 떨어집니다. 부동산 재벌의 아들인 루이스 룰레의 사건을 맡았는데, 그는 강간 살인 미수금으로 잡혀 들어왔어요. 검찰은 그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려 하였고, 룰레는 이 방면의 최고 변호사인 미키를 선임하였죠. 이제 제대로 큰 건을 잡았다 여긴 미키는 룰레의 무죄를 확증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조사를 하게 되죠. 재판이 한참일 때 이혼한 아내가 개인적으로 물어요. 룰레의 무죄를 당신은 진심으로 확신하느냐고 말이죠. 그 때 미키의 답이 뭔지 아세요? “무죄건 유죄건 그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재판에서 이기면 되는 거고 그렇게해서 수임료를 챙기면 되는 것이지 복잡하게 생각 마라.”

 

미키의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그는 철저한 변호사이기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의뢰인의 사건을 잘 해결해 준다는 면에서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사건을 조사하고 검토하다가 미키는 룰레가 실제로 이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사실을 안 것이에요. 게다가 이번 뿐 아니라 여러 번 그런 짓을 일삼은 잔혹한 인간이란 거죠. 변호하면 할수록 자신이 덫에 걸렸단 것을 알게 된 것이에요. 변호사법에 의해 의뢰인의 비밀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고, 만약 발설하게 되면 자신의 변호사직이 박탈되니까, 그야말로 미키는 함정에 걸린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룰레가 이 사실을 잘 알고 계획적으로 그에게 접근한 것이구요.

 

이 때 미키는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이렇게 된 것도 자신의 욕심 때문이겠죠. 링컨 차를 굴려야 하니까요.  이 미키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삶의 목표요 방식이니까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거죠. 그러니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하고 결국 그 덫에 본인이 걸린 거에요. 재판정에서의 미키의 모습, 역을 맡은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는 일품입니다. 본인은 지금 의뢰인이 실제로 살인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재판정에서는 그의 무죄를 주장해야만 하거든요. 그러니 얼마나 그 심정이 복잡하겠어요. 이제 돈을 떠나서 자신의 변호사직이 걸린 일이니까요. 미키가 이 고비를 어떻게 잘 풀어나갈 지 그게 영화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라는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실제적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우리의 삶을 돈이 결정한다는 점이죠. 이건 학생들의 태도에서도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너 꿈이 뭐냐 는 말은 별 의미가 없어졌어요. 학생들은 의사가 되고, 변화사가 되고, 펀드 매니저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왜 되고 싶냐고 물으면 ,, 돈 많이 벌어야죠 라고 대답해요. 돈 많이 버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리게 되고, 구조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삶의 양식이 되어 버렸어요. 로날드 사이더가 다시 말하기를 오늘 우리 시대의 이단은 물질주의이다, 풍요의 신이다. 라고 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경고를 새겨 들어야 할 거에요. “너희가 물질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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