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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자막] '부산에 서울대를? 도시경쟁력은 명문대학에서 나온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김종영 교수 / 인사이드부산2202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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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마저 지잡대 취급, 이래선 대한민국 미래 없다' 부산대를 서울대로!'

김강민 PD 입력 2022. 02. 10. 16:00 수정 2022. 02. 10. 16:00 

 

 
 
 
<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 경희대 김종영 교수 인터뷰
핵심요약
부산/대구/광주의 한계, 세계적인 대학이 없기 때문
SKY, 인서울 위주의 독점 체제 깨뜨려야
매해 1조 투자면 지역의 서울대 만들 수 있어
전국에 서울대 10개 만들면 교육지옥 해소

■ 방송 : 부산CBS <이슈인사이드> FM 102.9 (17:35~18:00)
■ 진행 : 국재일 아나운서
■ 대담 :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

<인사이드 부산> 이어갑니다. '부산대', '동아대' 다닌다고 하면 "공부 좀 했구나" 하는 소리를 예전엔 들었죠? 그런데 요즘은 너도 나도 무조건 '인서울'을 외쳐대는 터라, 거점국립대학들마저 지잡대 취급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대학만 그런가요? 지방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열패감을 강요당하는 현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깨야 할까요? 오늘 이 분의 제안에 귀를 좀 기울여봅니다. '전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열 개만 만들자. 지방소멸 위기에 더해 교육지옥까지 해소할 수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저자,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 전화연결합니다.

◇ 진행 :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종영 : 안녕하세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 : 지난달 말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특별강연을 하셨는데 지방소멸위기, 지역대학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안하셨습니다. 얼마 전 펴내신 저서를 통해서도 이런 주장을 펼치신 바 있는데, '서울대 10개 만들기' 어떤 아이디어입니까?

◆ 김종영 : 이 책은 왜 한국만 지옥인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 10개를 만들자' 제안하는 책입니다. 왜 우리가 교육 지옥에서 살고 있는가? 의문에 빠질 수 있는데요. 한마디로 '병목 현상' 때문입니다. 대학 체제는 크게 <유럽식 평준화 체제>, <미국식 다원화 체제>, <한국식 독점화 체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유럽 학생들은 (대학평준화 덕에) 어떤 대학을 가도 상관없고, 미국 학생들은 60개 이상의 '서울대(수준의 대학)'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오로지 SKY만 강요받죠. 한국 대학을 당장은 평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미국처럼 다원화 체제로 만들자' 제안하는 겁니다. 미국에는 서울대 수준 이상의 대학이 60개 있고, 우리보다 인구가 6배 많습니다. '(인구 대비) 한국에 서울대 수준 이상의 대학을 10개 만들면 우리도 (교육지옥을 유발하는) 병목현상을 제거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 : 지역거점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이룬 뒤에, 이걸 서울대 수준으로 격상시키자는 제안이잖아요? 이게 가능할지 궁금하고.. 또 간판을 바꿔달고, 예산을 쏟아 붓는다고 갑자기 위상이 올라가지 않을텐데.. 오히려 서울대의 지위까지 무너뜨리는 하향평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영 : 지난 2월 4일,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가 열렸습니다. 제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특강을 했고, 10개 대학 총장들과 교육부 차관, 그리고 국회 교육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크게 세 번 놀랐는데요. 첫 번째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상향 평준화다'라며 찬성을 한 겁니다. 오세정 총장께서 스탠포드 출신이신데, 캘리포니아 대학들의 성공사례를 직접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신 것 같습니다. 조해진 의원 역시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찬성했고, '국회가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겠다' 얘기 했습니다. 교육부 정종철 차관도 참석했는데, '이제까지 나온 대학 계획안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안이다'라며 지지를 해 주셨습니다.
교육부, 국회, 서울대 총장까지 찬성하는.. 충분히 실현가능성이 있는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 : 국립대 통합.. 오래된 아이디어고, 또 문재인 정부의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는데 실제 추진이 쉽지 않거든요. 그 동안은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김종영 : 이게 사실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학의 구조, 역사, 국제 비교, 글로벌 시각 등이 필요한데요. 교육부 관료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 교육시민단체들이 대학 체제를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많이 헷갈렸구요. 그래서 교육 개혁의 방향타를 잘못 잡았습니다. 예컨데, 독일이 대학 개혁을 1810년에 단행합니다. 이후 100년간 세계 최고의 대학을 육성했구요. 그 결과 2차 산업혁명이 독일 대학을 중심으로 일어습니다. 3차 산업혁명은 캘리포니아 대학을 중심으로 1960년대에 일어났죠. 스탠포드, 버클리, UC샌프란시스코같은 대학들이 반도체 혁명, IT혁명, BT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종합적인 시각이 부족했던 거예요. 이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제안에 찬성하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변화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 진행 : 시간을 거슬러, 문제의 출발점부터 짚어보죠. 지역 대학의 위상이 사실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잖아요. 과거 서울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 국립대, 명문사학.. 서울 유수의 대학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고,  70,80년대.. 9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 엘리트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어느 날 '인서울' 바람이 불더니, 이제 거점국립대학마저 소위 지방잡대로 폄훼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거든요. 이렇게까지 위상이 추락한 이유.. 뭘까요?

◆ 김종영 : 부산대, 경북대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연고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1조 이상의 예산을 가진 대학은 SKY가 유일합니다. 결국 대학 간의 예산격차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정부가 SKY와 인서울 대학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준거죠.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이 자기 지역에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을 만들려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리처드 플로리다'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같은 도시학의 대가들에 따르면, 세계적인 도시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세계적인 대학의 존재입니다. 부산, 광주, 대구의 문제점은 세계적인 대학이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서울 가부장체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자기 지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을 하지도 않았어요. 이제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들이 우리 지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달라고 외쳐야 할 땝니다. '서울 가부장체제'와 서울 중심의 사고방식을 깨야 합니다.

◇ 진행 : 그런데 '10개의 서울대에 투자를 집중하고 위상 제고에 나설 경우, 사립대들이 가만히 있겠냐' 라는 우려도 나오거든요. 대학의 공공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을 비롯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영 : 저는 사립대도 지원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은 모든 문제를 다룰 수가 없어요. 일단은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죠. 모두가 SKY, 인서울만 외쳐대는 교육지옥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로써 '대학병목과 공간병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라는 게 저의 주장입니다.  또 부산대, 경북대와 같은 대학들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면, 주변의 사립대들도 좋은 대학이 됩니다. 하버드, MIT가 있는 보스턴 같은 경우에 <보스턴 칼리지>나 <보스턴 유니버시티>같은 대학들이 명문대학이 되었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모든 대학들에게 이롭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진행 : 저서의 마지막 장에서는 '대학 무상교육'까지 나아가는데, 이건 실현가능성이 있겠습니까?

◆ 김종영 : 실현 가능합니다.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낮았던 유럽 국가들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실시를 했습니다. 이 예산이 한 11조 정도 되는데요. 한국 GDP의 0.6%에 해당됩니다. 요즘 재난지원금 100조 논쟁이 있지 않습니까? 이에 비하면 11조는 그렇게 큰 돈이 아닙니다.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대학 무상교육이 가능합니다.

◇ 진행 : '서울 공화국' 아래 지역민들은 늘 열패감을 강요받는데, 하지만 '지잡대'같은 멸칭은 참기 힘들거든요.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여럿 생긴다면 분명히 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부산 시민들, 청취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김종영 :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대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최상의 정책은 부산대를 서울대 수준의 대학으로 만드는 겁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례를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요. 캘리포니아 대학들은 미국 동부나 중부에 비해서 200년 이상 뒤떨어졌습니다. <스탠포드>나 <버클리>도 지방무명대였습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캘리포니아 지역을 세계적인 지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부산대에 1년에 1조만 투자하면, 서울대 수준의 세계적인 대학이 됩니다. 제가 1월 27일 부산대에서 특강을 했는데, 박형준 부산시장께서 참석하셨어요. 박형준 시장도 '대학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 '부산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겠다' 말씀을 하셨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부산대가 세계적인 대학이 되어야만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과 부산 시민들께서 나서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 진행 : 네. 대학의 경쟁력과 도시 경쟁력.. 불가분의 관계죠. 부산에 모두가 선망하는 세계적인 대학이 생긴다면 부산의 미래 역시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겁니다. 대학 통합 네트워크,  서울대 10개 만들기.. 아직까지는 아이디어 차원입니다만 망국적인 수도권 집중, 지방소멸위기를 막는 묘책이 될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인사이드 부산,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김종영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김종영 : 네 감사합니다.

이슈인사이드(월-금, 17:35-18:00, 부산CBS FM102.9MHz)
부산CBS 김강민PD (cbskimp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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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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