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부코 >
- 부산진교회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자 김의호집사
톨스토이는 장편 '전쟁과 평화'에 나폴레옹군대를 물리친 러시아의 위대함을 담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전쟁에서 승리한 1812년을 제목으로 서곡을 작곡하여 러시아의 위대함을 과시했죠. 당연히 1812년 서곡을 프랑스인들이 달가워 할 리 없습니다. 바그너는 자기 작품에서 게르만의 우수함을 은근히 과시했습니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동안 바그너음악에 심취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에서 바그너를 연주하기가 어렵습니다. 오스트리아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이 있습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입니다.
오페라 '나부코'는 오스트리아가 북부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을 때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중에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은 이탈리아인의 저항정신을 나타내는 제2의 국가라 불립니다. 통일 전 이탈리아 국민의 해방의 노래로 유명하며,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억압 받는 모든 민족들의 희망이 된 곡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페라 '나부코'는 오스트리아에서 잘 공연하지 않습니다.
유대민족의 바빌론유수가 시편 137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성서의 구절은 오페라에서 히브리포로들이 바빌론의 유프라테스강가에 앉아 고국을 그리워하며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로 불러집니다. 노래의 뒷부분에 "우리는 슬프게 탄식한다. 주님은 우리가 고통을 이겨 내도록 마음을 더욱 굳게 하시네" 하나님의 구원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부코'는 기원전 6세기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로니아 지역에 등장한 막강한 힘을 가진 실력자인데 그가 네부카드네자르 2세, 성경에는 느부갓네살입니다. 느부갓네살은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유대를 쳐 예루살렘을 함락시키고 거대한 왕국을 이루었습니다. 왕비 아미티스는 황량한 바빌로니아로 시집온 후 고국의 푸른 숲을 그리며 향수에 빠졌습니다. 이를 안타까이 여긴 왕은 왕궁의 광장중앙에 유프라테스강물을 끌어와 공중정원을 만들었습니다. 계단식으로 된 공중정원은 멀리서 보면 마치 작은 산 같았습니다. 치수는 고대의 왕들에게 있어서 능력이었고 절대왕권의 상징이었습니다. 이 공중정원은 고대의 7가지 불가사의 중 하나입니다.
'네부카드네자르'의 이탈리아식 발음은 '나부코도노조르'이고 줄여서 '나부코'라 부릅니다. 나부코에게는 배다른 두 명의 딸이 있었습니다. 노예의 소생인 첫째 딸 아비가엘레와 둘째딸 페네나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이스라엘의 왕 제레키아의 조카인 이스마엘레를 사랑합니다. 이스마엘레는 페네나를 사랑했습니다. 이스마엘레는 페레나를 불모로 나부코에 저항하던 제사장을 배반하고 그녀를 구해냅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성전과 함께 함락되고 맙니다. 이스라엘민족은 바빌로니아로 포로로 끌려가고 나부코는 자신을 여호와보다 위대하다고 선포합니다. 그 때 벼락을 맞게 되고 실성하게 됩니다. 아비가엘레는 아버지를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기고, 자신이 천출인 것을 알게 되자 분노하며 복수를 다짐합니다. 마침 동생이 유대교로 개종한 것을 알고 실성한 아버지를 이용해 모든 유대인 포로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받아냅니다. 나아가 그녀는 아버지의 왕위까지 빼앗고 포로학살 명령을 내립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부코는 아비가엘레에게 페네나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만 거절당합니다. 절박한 나부코는 여호와께 회개하고 바알신전을 여호와께 봉헌하기로 맹세합니다. 그런 다음 옛 충신들을 모아 포로 처형장에 나타나 포로처형명령을 취소하고 자신이 왕임을 선포합니다. 아비가엘레는 음독하고 자신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제사장 제카리아는 하나님의 종인 나부코가 왕 중의 왕임을 선포하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오페라 '나부코'는 스스로 신이 되었던 나부코와 그에게 나라를 빼앗긴 이스라엘 민족의 고통, 적국의 남자를 사랑하는 나부코의 두 딸을 둘러싼 암투와 화해, 상실과 회복의 대서사시입니다.
